16차 범국민행동 - 탄핵지연 어림없다
어제는, 촛불권리선언 시민 대 토론에 참석 하느라고 집회에 조금 늦었다.
이미 1부가 거의 끝나가는 시간.
세종 대왕 동상 앞에서 10대 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청소년도 사람이다. 선거권 보장하라.
18세 이상 청소년 선거권 보장.
요새 들어 나는 16세로 낮춰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세종 대왕 동상 뒷 쪽에는 항상 미술행동 전시를 한다.
오늘은 그림을 현수막으로 제작해 걸어 두었다.
닭을 칼로 쿡쿡 찌르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아저씨.
여러 장의 그림 중에서, 내 눈길을 끈 작품은 바로 아래 작품이다.
한 순간 걸음을 멈추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욱일승천기 가운데 그려진 박정희. 피에 젖은 한국사를 짓밟고 서 있는 박근혜. 옷이 가관이다. 곤룡포에 게다라니.
주변에 인물들을 좀 보라.
붓을 들고 시뻘겋게 흐르는 피를 지우는 저 비열한 눈빛.
어떤 할아버지는 김기춘으로 보이는 저 그림속 인물을 수차례 피켓을 접어 가격했다.
멈춰 설 수 밖에 없는 그림. 이 그림은 정말 우리의 현실을. 지금 발생한 모든 문제를 한번에 다 보여주는 그림이다.
이 그림 그리신 분. 만나 보고 싶다.
그리고 바닥에는 박정희, 박근혜 얼굴이 깔렸다.
아무 생각 없이 밟고 지나가는 걸음도. 분노를 담은 걸음도. 짓밟고 트위스트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미술. 예술은 참 대단하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탄핵지연 어림없다
황교안을 탄핵하라
특검을 연장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자유당도 공범이다
대선보다 탄핵이 먼저다
본 집회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다.
오늘은 지난 주보다 훨씬 더 추웠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이 추위.
바람을 피해 작은 촛불을 들고 겨우겨우 서 있는데,
닭 한마리가 내 앞을 서성인다.
닭이네? 하고 쳐다보니, 내 앞으로 와 목에 걸고 있는 밧줄을 내게 건낸다.
밧줄을 잡아 채, 몇 번 채찍질 하듯 흔들었다.
닭이 바로 무릎을 꿇는다. 잘못했다며 두 손을 싹싹빈다.
아...
정말 저 청와대 안에 그 닭은 뭔가 뉘우치기는 할까.
왕은 무슨 짓을 해도 죄를 묻지 않고, 벌을 받지도 않으니. 본인이 왕인줄 아는 닭은 아마 이 상황이 황당할 뿐 이려나.
추운 날씨에, 퍼포먼스를 보여주신 닭 님께 이제라도 감사와 수고의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다음 주는 민중총궐기다.
2월 25일(토). 우리는 다시 한번 뭉쳐야 한다.
200만 가자. 모두 함께 우리 국민의 힘을 보여 주자.